이탈리아식 꿀꿀이죽(?) 집에서 먹기




가끔 만사 귀찮을 때면 멸치육수에 김치랑 밥 때려 넣고 끓여먹는 일명 '꿀꿀이 죽'이라는 메뉴가 있습니다. 

사실 원래 '꿀꿀이 죽'의 의미는 옛날 미군부대서 흘러나온 자투리 음식 재료들을 넣고 끓여낸 음식이라고 하죠. 부대찌개와 사촌지간이랄까요. 
제가 나고 자란 남동 지방에서는 일명 '갱시기'라고 김치넣고 끓인 죽 같은 음식을 그렇게 불렀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꿀꿀이 죽'이라는 단어는 아마도 군생활 하면서 강원도 어디선가 들어봤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 적 기억에는 없는 듯 해요.

군생활 하던 때라봐야 기껏 십 몇년 전이니 왠만한 농사일은 이미 기계로 하던 시절이죠. 그래서 모내기나 벼베기 보다는 수해 피해가 나거나, 혹은 태풍 지나가고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는 작업을 하려 '대민 지원'에 많이 동원되었습니다. 그렇게 바깥바람도 쐬고 어르신들이 끓여주는 '꿀꿀이 죽' 한 대접에 막걸리 한사발이 꿀맛이었던 기억입니다. 아마 그 맛은 평생 잊지 못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는 '꿀꿀이 죽'은 어감도 재미있고 해서 '갱시기'를 대신해 지금도 계속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이번 메뉴는 그 '꿀꿀이 죽'의 이탈리아 버전이랄까요. 김치 대신 토마토를 쓰는 것이 포인트, 이왕이면 조개같은 감칠맛 나는 재료도 들어가면 맛있어지겠지요.


토마토와 토마토 깡통 외에는 별로 특별히 준비할 것도 없습니다. 요즘 한창 맛있는 바지락도 한줌 있으면 좋겠구요. 이런저런 냉장고 야채 정도면 충분합니다.




토마토, 양파, 마늘에 쌀을 넣고 올리브유에 볶아줍니다.
쌀이 투명해질때까지 볶으라고 하는데 별로 상관없어요. 팔것도 아니고 좀 맛이 덜하면 어떻습니까.




볶은 쌀에 바지락 넣고 화이트와인 반 잔만 넣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겠지요 :-)

김치대신 산미를 더해줄 토마토 페이스트를 적당량 넣고 쌀이 익을 때 까지 끓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바지막에서 왠만큼 국물이 나오지만 원하는만큼 맹물로 보충해줍니다.




쌀이 익어갈때쯤 냉장고에 있던 야채도 썰어넣어 주고요.

저는 새송이 버섯과 애호박을 넣어봤습니다.




마침 냉동실에 얼려져있던 새우가 몇마리 있어서 마지막에 넣어줬습니다.
새우는 오래 익히면 식감이 별로라 마지막에 넣는 편이 좋지요.





고명으로 올리브오일 몇 방울만으로도 좋고, 파르미자노 레지아노 치즈가 올라가도 좋을 것 같네요.

김치처럼 발효된 신맛은 아니지만, 감칠맛 풍부한 토마토의 신맛이 녹아들었습니다.
호호 불어 먹기는 늦은 계절감이지만 제철 바지락의 감칠맛을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날씨가 슬슬 더워지니 이런 메뉴는 이제 잠시 접어두어야겠습니다.
살도 빼야 하고요 ㅎㅎ



[경주] 산갈래 닭갈비/교리김밥 나가서 먹기




경주까지 가서 왠 닭갈비를.....먹었는고 하니, 경주사는 처제가 고른 메뉴다.
꼬맹이들이 셋이나 바글거리는 집이라 어디한번 먹으로 나가기가 참 힘들다는 민원을 접수한 결과라는 :-)

때마침 5월 연휴 어느날, 꼬맹이 중 둘이나 학교에 가고 없을 때 가벼운 마음으로 나들이에 나섰다.

육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매운 메뉴를 선택 ㅋ




단촐한 찬이 깔리고,




역시 춘천에서 먹는 닭갈비에 비하면 임팩트가 약하다.

카레가루를 많이 썼는지 카레향이 강한 편.




지금 같으면 상추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텐데....




밥볶을 때 계란이 들어가는 점이 특이하다.




솜씨좋게 슥슥 볶아서,




어쨌든 저쨌든 진리의 닭갈비 볶음밥으로 마무리.

현지인들에게는 매리트가 있을지 몰라도 관광객이 일부러 찾아갈 만한 곳은 아니라는 결론.




닭갈비 먹은 곳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그 유명한 교리김밥 분점이 있어 꼬맹이들 끼니 겸 해서 몇줄 포장해보았다.

이 심플한 김밥을 사려고 30분을 줄서서 기다림. 이게 뭐라고 ㅋㅋ




얇디얇게 부쳐낸 계란 지단이 김밥속의 80%를 차지하고 나머지 단무지, 햄, 오이, 당근, 우엉 등이 참새 눈물만큼 들었다.

요즘은 달달하고 두툼한 다시마끼 스타일의 계란을 김밥에 넣는 것이 트렌드화 되었는데,
이 얇은 계란 지단은 질감이나 맛이 그것과는 대척점이 있다.

단맛없이 짭짤하게 간을한 계란의 고소한 맛이 맛을 뼈대를 이뤄서 꽤 인상적인 맛이지만, 줄을 서서라도 먹어야 하는 맛이라고는맛이라고는.....또한 아쉬운 점은 약간의 불쾌한 기름맛이 느껴졌다는 것인데, 이건 다시한번 먹어봐야 판단할 수 있을 듯. 어느 세월에 경주에 또......집에서 한번 흉내내볼까 싶기도.

다음에도 또 30분 동안 줄을 서겠냐는 물음에는 일단 한번은 더 먹어봐야겠다는 대답으로 타협 ㅋ



1 2 3 4 5 6 7 8 9 10 다음


통계 위젯 (화이트)

426352
5567
821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