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또 흘러,
이사도 다시 한 번,
슬프지만 나이 앞자리도 바뀌었네요.
개인적으로는 모든 정력을 몰빵하여 여러 해 매진했던 과제가 별 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 되어 아쉽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 또한 어디 있을까 생각하며 여유로운 일상을 즐기고 있는 나날들이에요.
여유 있을 때 조금 부지런을 떨어볼까 마음 먹고 실로 오랜만에 로그인을 한 번 해보았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제가 끄적여 놓은 이곳의 흔적들을 몇 페이지 넘겨보다 보면,
오글거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참 소중한 기록들이다...라는 기분이 드는 묘한 공간입니다.
어제가 와이프 생일이라 아침부터 부지런을 조금 떨어 보았어요.
대단한 밥상은 아니지만,
깔끔한 참치미역국을 시작으로, 슴슴하게 양념해서 구워낸 한우 불고기를 센터에 두었구요,
팽이버섯전, 일미무침을 좌청룡 우백호로 모셔 놓고 생일 축하를 전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5년 전 이맘때에도 비슷한 글을 썼었나봐요.
오그라들기는 하지만 그 당시의 제 감정이 어땠는지 그대로 전해져서 왠지 코끝이 시큰하네요.
5년 전에는 제 출근 시간 맞추느라 불고기만 재워 놓고 집을 나설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여유 있게 아침 차려 같이 먹고 출근한다는 정도가 변화된 점이네요. 살림살이는 크게 나아진 것이 없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이나마 늘었다는 것이 다행입니다.
그리고 글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어느덧 14년차에 접어든 결혼 생활이라 그런지 5년 전에 품었던 감정 보다는 덤덤한 느낌인 것 같습니다.
이 음식들로 제 마음이 전해졌을까요. 그저 저에게 편리한 이기적인 생각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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