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1+ 채끝 스테이크 (feat. 시저샐러드) 집에서 먹기






세일 하는 건 참 좋은데 걍 20%라고 하면 될 것을,
원래 8000원 하는 1+ 채끝을 9900원으로 올려놓고 40%를 세일해준단다. 알면서도 속아주는 줄 알런지 ㅉㅉㅉ

어쨌거나, 괜찮은 채끝 한 덩어리를 (286g) 100g 당 6천원에 획득.
제법 터프하게 지방질이 분포하고 있다. 화끈한 육즙을 기대하며.

굽기 전 최소 30분 정도는 실온에 꺼내 놓고 키친타올로 핏기를 좀 닦아내 준다. 소금과 후추는 굽기 직전에 뿌리는데, 삼투압으로 인한 육즙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오랜만에 시저 샐러드도 준비. 로메인 두 포기를 신선쌈야채 코너에서 집어왔다.
잘 씻어서 물기를 제거한 후 냉장고에 넣어 두고,

먼저 드레싱을 준비. 계란 노른자 한알에 머스타드 한 스푼 떠 넣고 올리브유가 잘 유화되도록 조금씩 부어주면서 믹싱한다.
30~40ml 정도 잘 섞이면 취향에 따라 20~40ml 발사믹 비네거를 더한다.

그리고 다진 마늘과 양파, 앤초비를 각 한 스푼씩 첨가해 주고 소금/후추 및 우스터 소스와 타바스코 소스 몇 방울로 마무리.

식빵 한 조각을 잘게 잘라서 후라이팬에 얹고, 올리브유 약간 더해서 약불에 10~15분 정도 타지 않도록 수분을 잘 날려 주면 손쉽게 크루통 또한 마련할 수 있다.





원활한 크러스트 층 생성을 위해서 팬을 센불에서 달궈준 후 -테프론 코팅 후라이팬은 불가능하므로 무쇠 팬 혹은 스테인리스 팬을 꼭 사용해야만 한다 (특히 두꺼운 녀석으로)- 올리브유 살짝 뿌려 유증기가 펄펄 올라오면 고기님을 올려 드리면 되는 것.

'시어링 한다' 라고 표현하는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다. 겉면을 강하게 불에 지져 바삭한 크러스트 층을 만들어내는 것.
이글루스의 유명 논객 'bluexmas'님의 '외식의 품격'에서도 언급 되는 부분이다.

바삭한 크러스트 층을 만드는 이유는 육즙이 빠져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 아닌 부드럽고 촉촉한 속살과의 대비를 통한 조화를 이루기 위함이다. 같은 내용이 링크의 네이놈 캐스트 '스테이크' 에도 소개되어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참조.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집에서 이런 방법으로 스테이크를 굽게 되면 엄청난 연기가 온 집안을 뒤덮을 수 있으니 반드시 환기에 대한 대책을 세워놓고 일을 저질러야 한다. 가정용 환풍기를 아무리 쎄게 틀어도 감당이 안될만큼 연기가 나니 당황하지 말것.






이 정도 크러스트층이 만들어지면 어느 정도 성공적이라고 본다.
뒷면 또한 크러스트층을 만들어 주고, 2.5cm 이상의 두께로 가져온 고기이기에 사이드 쪽도 강하게 시어링 해준다.

한우 1+ 정도의 퀄리티라면 지방층을 완전히 녹여내기 위해 온도계를 꽂아 오븐으로 넣어주는 것이 정석이겠지만 온도계도 없고 경험 상 이정도 두께의 고기 정도라면 미디움-레어 상태로 익혀낼 자신이 있었기에 팬에서 마무리 하기로 한다.

온도계를 하나 장만 하려니 스테이크 구울 일이 별로 없다는 게 함정.





팬을 불에서 내린 후 한쪽 구석으로 쳐박아 레스팅을 해 주고...... 여러가지 레스팅 방법을 시도해 보았지만 최대한 팬에 고기가 안 닿도록 하여 팬 구석에 방치하는 것도 나름 괜찮은 것 같다. 특히 실내온도가 낮은 겨울에 추천할 만한 방법인 듯. 사진 상의 팬 같은 경우 바닥만 무식하게 두껍고 사이드 월은 얇은 편이라 저런 식의 레스팅도 시도해볼만 했다.

팬의 잔열로 간단하게 소스를 만들어 본다. 팬 한 구석에 레드와인을 약간 부어 눌어 붙은 부분을 녹이면서 수분기를 날려주고 빈 구석을 한 군데 더 찾아 꿀 몇 방울을 뿌려 카라멜라이즈드 한다. 적당히 알콜이 날아간  와인과 갈색으로 변한 꿀에 버터와 우스터 소스를 약간 넣어 마무리 하면 되는 것.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온도를 높인 접시위에 스테이크를 얹고, 약식으로 만든 야매 그레이비 소스는 버터 듬뿍 넣어 만든 메쉬드 포테이토에 뿌려 먹으면 진심으로 기막힌 홈메이드 스테이크가 완성. 

왠만하면 미리 썰어서 준비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역시 스테이크는 식탁에서 내손으로 썰어먹어야 제맛인 듯. 다만 가족을 위한 편의성으로 미리 썰어서 플레이팅 했으니 애교로 봐주시길. 





채끝 스테이크는 '뉴욕스트립' 이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한데 맨해튼의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그렇게 불린다.

맨해튼(뉴욕)+스트립로인의 합성어인 셈.

한우 채끝도 모양이 비슷하기는 하다만 우리나라 식으로 하자면 '안면도 등심 구이' 쯤 되려나 ㅋ



-_-;;; !!!




비주얼은 좀 흉칙하지만  레알(에 가까운) 시저샐러드 또한 생각보다 맛있다.
앤초비는 약간 비린맛이 느껴질 수 있으니 통마리 보다는 다져서 사용하는 편이 대중성에 부합하는 듯 하다.

아삭한 로메인과 짭조름한 드레싱, 파삭하게 바스러지는 크루통의 조화가 얼마나 좋던지.





화밸이 약간 구리게 맞춰졌는지 실제보다 더 붉게 나왔지만 굽기도 의도한 바와 같이 미디움-레어 비스무리하게 나왔다.
채끝 등심 답게 고기 자체의 터프한 육향과 한우 특유의 기름진 감칠맛이 잘 어우러져 맛있게 먹었다.





쌉싸름한 라거비어도 한 꼬쁘.

일반 회사원의 주머니 사정 상 '데일리 와인' 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가 없다.
항상 안타깝게 느끼는 부분이지만 1만원 미만의 먹을만한 와인을 선택할 수 있는 날이 과연 올까.

이 밥상을 차리는 데 대충 2만 5천원 정도의 재료비가 소요된 것 같은데 그래도 2만원 짜리 정도 와인 반 병쯤은 (혹은 하프보틀) 마셔줬어야 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주머니 사정과는 별개로 레드와인 한 잔이라도 곁들였으면 근사한 한 끼 식사가 되었을 듯.

딴지 2달 된 요리용 와인이라도 한 잔 했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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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곰탱이 2013/12/10 14:09 # 답글

    아니 이거슨... 일류 쉐프의 솜씨 아닌가요? 부럽습니다. 라면과 전자렌지 요리를 애호하는 저로서는..
    소고기 지방이 안좋다고 해서 멀리하는 요즘 정말 땡기는군요.
  • 쿠켕 2013/12/10 15:42 #

    몸에 좋은 것만 먹다가는 스트레스로 일찍 죽을 것만 같은 1人 입니다;;
  • 곰탱이 2013/12/11 12:16 #

    몸에 좋은 것 드시느네 스트레스라뇨? 장수하실겁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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