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 베이비 집에서 먹기




bluexmas 님의 포스팅을 보고 생전 처음 만들어 본 더치 베이비.

요즘 우후죽순 들어서는 브런치 까페들을 보며 느낀점은 나 역시 그리 좋을 것 없다.
팬케익 하나 맛있게 하는 곳이 드물고, 오믈렛 하나 이쁘게 말아주는 곳이 없다. 그나마 바싹 굽지도 않은 가짜 베이컨 쪼가리에 소세지라고 해봐야 에쎈뽀득 두어개. 차려입고 차타고 가서 그런 음식들을 먹느니 제대로 된 팬케익 레시피라도 하나 연구해서 집에서 먹는 편이 훨씬 낫다. 그 얼어죽을 허세병만 아니라면 말이다. 아, 물론 내가 돈이 없어서 하는 말은 아니다.

나도 팬케익 정도는 스스로 만들어 먹을 줄 안다능.
참조1, 참조2




오늘의 준비물.

박력분 1/2~3/4컵, 우유 3/4컵, 설탕 1/4컵, 버터 3t, 계란 3개, 소금 한 꼬집.
계란과 우유의 비율이 좀 높을 뿐, 팬케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재료들.

특별히 시장에 다녀오지 않아도 주말아침 해먹을만한 재료 구성이라 접근성은 좋다고 본다.
레시피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했지만 가장 간편한 것 기준으로,





210~220도로 오븐 예열하면서 오븐사용 가능한 스테인리스 팬을 같이 달궈준다.
크기가 어중간해서 2번에 나눠 굽기로.
(실패의 원인일지도 모르는 장면1)






블렌더로 몽땅 섞어 주라고.

손으로 섞겠다면 계란과 우유를 먼저 섞어 1분간 열심히 저어준 후 다른 재료를 넣고 30초간 섞어준다.





근데 난 그냥 재료 몽땅 넣고 핸드믹서로 ㄱㄱㄱ.
(실패의 원인일지도 모르는 장면2)

그리고 저지방 우유밖에 없어서 그놈을 사용했다는 것 정도.
(실패의 원인일지도 모르는 장면3)

달궈진 소테 팬을 꺼내서 버터로 골고루 코팅 해 준다.
그리고 크리미하게 섞인 (레시피에 의하면 -_-) 반죽을 부어 탁탁 쳐준 후 오븐에 넣고 20분간 구워주면 되는 것.




20분 후에는 이런 모습이 된다.
분명 bluexmas님의 더치 베이비는 이런 비주얼이 아니었는데 실패의 느낌이 스멀스멀 풍겨온다.
다만 설명에 따르면,

'분화구처럼 가운데가 푹 꺼지고 가장자리가 살아있는 형국으로 완성되는데 전자는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후자는 바삭하다'

라고 하는데, 얼추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여튼 슈가 파우더는 없고 설탕이랑 레몬즙 솔솔 뿌려 맛보니 기본적으로 계란이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상당히 쫀득한 느낌이 강하다. 질기면서 쫀득하지는 않고 저항감 없이 씹힐 정도.

팬케익을 떠올렸다면 당황스러울 정도의 식감일 듯. 6살 짜리 녀석은 맛있다며 잘 줏어 먹기는 하는데,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살짝 스쳐 지나간다.

위에서 언급한 3가지 중에 원인이 있거나 3가지 모두가 원인일 수도. 다음에 생각나면 수정된 레시피 적용을 꼭 해봐야겠다.



2013년에서야 난생 처음으로 블로그를 개설하고 무언가를 포스팅하는 쾌거(?)를 이룩하였는데, 사실 별로 보아주는이 없지만 일주일에 4~5번 정도는 포스팅해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상당히 압박 당하고 있다. 생활 패턴 자체도 원래 '먹는것' 위주 였다면 '먹는것을 기록하는 것' 위주로 바뀌었을 정도다.

먹는 '레베루'가 아무래도 좀 저렴한 쪽에 촛점이 잡혀있다보니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재미있을리 없을테고 친절한 부분 하나 없는 '묻지마' 혹은 '주먹구구식' 포스팅에 내가봐도 한심스러울 때가 많기는 하다.

다만 스스로에게만은 긍정적인 부분이 딱 한가지 있는 것이 어류 수준의 기억력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요샌 이글루스에서 무려 '검색' 기능도 제공을 하니 기억이 안나면 찾아보면 과거에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 모두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시행착오를 통해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점.

2014년은 '도전'의 해라고 정하겠다. 우선 밝히기 힘든 개인적인 어려움도 헤쳐 나가야겠지만, 과연 이 블로그를 2014년에도 유지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다. 먹고 살기 힘들었다는 말 보다는, 그래도 내가 이렇게 잘 먹고 잘 살았구나 하고 1년 뒤 포스팅 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그러고 보니 2013년은 참 잘 먹고 잘 살았었네.


덧글

  • 마리 2014/01/01 11:36 # 답글

    잘 된 거 같은데요?!
  • 쿠켕 2014/01/01 18:58 #

    한 번도 못먹어본 음식이라 그런지 좀 어색함이 느껴지더라구요 ^^;
  • 지나가던 2014/01/01 20:14 # 삭제 답글

    엇 저도 집에서 그저께 해봤는데 딱 님이랑 비슷한 비주얼이 나왔어요. 저도 원래 이게 무슨 맛인지 몰라서 내가 잘 한건지 망친 건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능'ㅅ' 그냥 계란과 밀가루니까 어찌됐든 마시쪙! 하면서 다 주워먹기는 했지요ㅋㅋ
  • 쿠켕 2014/01/01 21:34 #

    그렇죠 ㅎㅎ 밀가루에 계란이니 설탕뿌려 먹으면 맛없을리가.
    제대로 된 더치 베이비는 어딜 가면 먹을 수 있는건지 혹시 모르시겠죠? ^^
  • owl 2014/01/04 06:37 # 답글

    비쥬얼은 제가 아는 더치베이비와 훌륭하게 비슷한데요~ 얼핏 한국에 original pancake house가 지점을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 같은데, 거기도 더치베이비 파는 걸로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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