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을 피워보자 (갈빗살, 가리비, 양미리 등) 그냥 먹기




요즘 시골에서 연료비 절감 목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화목보일러.
기름이나 가스 대신 장작을 땐다는 개념인데, 타고남은 재 문제라던가 굴뚝 연기 등으로 인해 도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신기한 녀석이다. 구조는 무척 단순해서 아궁이(?)에 나무를 넣고 불이 꺼지지만 않으면 난방/온수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장작값이 만만치 않다는 점인데, 아마 시골이니 만큼 적당한 유통경로가 있지 않나 싶다.
소나무 재선충으로 인해 벌목도 많이 한다고 하니 ㅠㅜ


어쨌든 이런 아궁이가 있으면 무언가를 굽고싶은 충동이 들기 마련이다. 보일러 속에 던져넣기만 하면 되는 고구마 따위는 혐오식품으로 전락할수도 ㅋ

숯에 불 한번 피워 볼려고, 하루에 10시간을 앉아서 일하는 유약한 몸으로 도끼질 20번 넘게 삑사리 낸 끝에 겨우 장작 하나를 팰 수 있었다. 보통 착화제와 토치만으로는 숯을 완전히 연소시키기가 어려워서 불똥이 많이 튀기도 하고, 화력도 약해서 고기에서 떨어진 기름에 불이 붙어 식겁한 경험이 다들 한번쯤을 있을 듯.

고기집 처럼 숯을 완전히 빨갛게 불을 붙여 고기를 구우면 그런 현상이 확연히 줄어든다.

추측컨데 강력한 화력으로 기름이 곧바로 유증기로 기화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손님, 불 들어옵니다.

숯 4천원 어치로 고깃집 부럽지 않은 숯불 획득!





그러면 이제 고기를 구우면 된다. 강력한 화력 덕분에 참 잘 구워졌다는.

미국산 갈비살인데 갈비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괜찮았다.





궁극의 1인상.jpg


이 많은 고기를 다 구워서 내가 다 먹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애들 먹여야 해서 ㅋㅋ
아무리 노예 신세라도 고기는 구우면서 먹는게 갑이다. 봄동 겉절이에 밥 곁들여서 냠.





이튿날 또 숯불을 피웠다.

이번엔 가리비.


죽도시장에서 1kg에 1만 4천원에 구해왔는데 2kg을 샀더니 스무 마리가 조금 넘었던 것 같다.
씨알도 굵고 짭짤한 가리비 특유의 감칠맛에 입안 가득 행복해진다는.


가리비를 굽는 요령을 소개하자면,

가리비가 얼추 상하대칭처럼 생겨보이긴 하는데 자세히 보면 평평한 쪽과 좀더 오목한 쪽으로 구분되어 있다.
먼저 평평한 쪽이 불에 가도록 익히다 보면 입을 벌리기 시작하는데 이때 평평한 쪽 조갯살은 껍질과 분리된 상태이기에, 뒤집어서 조갯살은 오목한 쪽으로 배치하고 평평한 쪽 껍질은 제거하면 되겠다. 그러면 조개의 육즙으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된다.





살아있는 녀석들이기 때문에 그리 많이 익힐 필요도 없다. 껍질에서 살이 떨어져 나올 즈음에는 그냥 먹어도 무방.

홍합과 비슷하게 내장의 색깔에 따라 암수가 구분되는데 맛의 차이는 없는 듯 하다.





역시 죽도 시장에서 구해온 홍새우. 일본어로는 아마에비(단새우)라고 하는 녀석인데 일식집에서 초밥재료로도 많이 쓰이고 보통 이자까야 같은 곳에 모듬회에도 곧잘 등장하는 단맛 강한 새우.

애들 먹일까 싶어서 좀 굽기로 했는데,





역시 회로 먹는게 더 맛있다.





구운 홍새우는 탱글한 식감도 없고 좀 밋밋한 느낌.












마무리로 동해안의 명물 알배기 양미리까지 구워서! 요녀석은 20마리에 4천원으로 무척 저렴하니 속는셈 치고 기회가 있으면 한번 드셔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연탄불에 은근히 구워 먹는게 최고인데, 숯의 화력이 좀 사그러 든 뒤에 잔불로 구웠더니 무척 맛깔스럽게 잘 구워졌다.
숯향 잘 배어 있는 살맛도 좋지만 꼬들꼬들하게 익혀진 알맛은 정말 최고.

옛날엔 이 맛을 몰랐는데 정말 기가막힌 안줏감! 잘 못하는 소주라도 한잔 털어넣고 싶은 맛이다.


장소 및 장비 협조를 해준 처제네 내외에게 감사를.




덧글

  • 루나루아 2015/01/29 13:21 # 답글

    나으닛 바베큐라니... 군침도는군요 ..............
  • 쿠켕 2015/02/01 19:31 #

    언제나 맛있는 숯불꾸이입죠 ㅎ
  • 알렉세이 2015/01/29 14:10 # 답글

    숯이 근사합니다. :) 성형탄보다 훨씬 낫구만요.ㅎㅎ

    아.. 양미리 아...ㅠㅠ
  • 쿠켕 2015/02/01 19:31 #

    장작숯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시판되는 참숯이에요.
    저도 오랜만에 먹어보는데 양미리 참 맛나더라고요.
  • 레이시님 2015/01/29 16:20 # 답글

    헐..최근 포스팅중에 제일 타격이 큰데요??
    가뜩이나 요즘 굽고 싶다는 일년하나로 펜션으로 놀러가야하나 고민하고 있어서 더 그런가봅니다 ㅠㅠ

    아..침..고기 땟갈이 참..ㅠㅠㅠㅠㅠ
  • 쿠켕 2015/02/01 19:32 #

    지금 보니 저한테도 타격이 크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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