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 도가니탕, 스지탕 끓이기 집에서 먹기






실제 도가니탕을 끓여내는 곳에서 한 그릇 받아먹어 보면 십중팔구는 스지 부위만 사용한다.
하긴 소 한 마리 잡아봐야 무릎은 4개 밖에 없으니 :-)

의례 스지를 도가니라 하는가보다 하고 다들 그냥 넘어가는 분위기다.

스지는 사태 부위에 붙은 힘줄을 뜻하는 일본어다. 우리말인 '힘줄'이라는 단어가 있지만 어감이 좀 어색하기도 하고 다들 '스지'라고 부르니 그런가보다 싶다. 언젠가는 바꿨으면 하는 잘못된 표현이 아닐까.


냉동된 한우 스지는 보통 kg당 1만원이 넘지 않을 정도로 그리 비싸지는 않은 편이다. 해동 겸 핏물 제거를 위해 최소 3시간 이상 찬물에 담궈둔다. 중간중간 물을 갈아 주는 것도 잊으면 안되는 부분. 그리고 한번 끓여내어 남은 핏물과 이물질 등을 잘 제거해 주는 편이 좋다.





삼계탕 끓여먹고 남은 한약재가 있다면 조금 더해 주어도 좋고,
그때그때 냉장고에 있는 국물 재료 등을 사용해서 푸욱 끓여내기만 하면 된다.

대파, 양파, 무우, 마늘이나 월계수잎 등등 취향껏!





너댓시간 정도 푹 끓여낸 뒤에 건더기를 건져서 '기름'으로 의심되는 부위는 죄다 제거했다.
이 정도 끓여내면 적당히 쫀득함이 남아있을 정도의 식감이 되는데, 

건더기를 따로 보관했다가 뜨거운 국에 넣어 먹으면 쫀득한 식감을 즐길 수 있고,
부드러운 식감이 좋다면 충분히 열을 더 가해주기만 하면 된다.

스지라는 부위가 콜라겐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일단 장시간 고온에 녹여내면 부들부들 젤라틴으로 변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어느 정도 식혀주기만 해도 쫀득하게 굳게 되는데 족발을 예로 들면 딱 좋을듯.

다만 충분히 삶아내지 못했다면 말 그대로 '소 힘줄'과 같이 질긴 부위라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할 것.







그리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기름층이 굳을만큼 충분히 식힌 뒤에 걷어낼 수 있다면 깔끔하고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다진 마늘을 넣어서 잠깐 끓여내면 완성.
곰탕은 모르겠는데 이상하게 도가니탕은 마늘맛이 좀 나야 왠지 제맛이 나는 것 같은 기분이다.
개인적인 취향이니 각자 취향껏 :-)

지저분하게 둥둥 떠 있는 부분은 대부분 다진 마늘이라고... 이왕이면 냉장고에 넣어서 기름을 굳힌 후에 걷어냈으면 좋았을텐데 열심히 걷어냈음에도 기름이 동동 떠있기는 하다 ^^;





끓여내는 데 시간은 좀 걸리지만,

사실 요리랄것도 없고, 저렴한 재료에 이만큼 든든한 국 한그릇이라니 더할 나위가 없다.

파채 듬뿍 넣고 삶아낸 소면 한 젓가락 홀홀 풀어서 한입 후루룩.





겨자 푼 양념간장 살짝 찍어서 건지 한점 건져먹으면 참 흐뭇하다.

일단 재료 만원어치로 대략 도가니탕 5만원어치 정도는 만들 수 있다는데 의의가 있다.
특도가니탕 사이즈로 3그릇 정도 퍼먹고, 와이프와 꼬맹이한테도 몇 그릇 퍼줬으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으니 스지 좋아하시는 분들은 집에서 가볍게 끓여 드셔도 괜찮을듯 하다.




덧글

  • 애쉬 2015/06/17 13:43 # 답글

    한국 요리에서 넉넉한게 불 인심입니다^^

    불고기 집 삼겹살 집도... 불은 무료지요 ㅎㅎㅎ

    예전엔 싸다가 요즘 비싼 요리가 한두가지가 아닌데 그 중 하나가 쇠고기를 오래 끓여내는 탕반 아닐까 합니다.

    소 값이 오른게 아니라.... 예전에 장작으로 무상 때던 아궁이가 상대적으로 비싼 가스불로 바뀌고 솥을 지키는 인건비가 비싸진 탓이지요

    ....재료비 싸다고 좋아하실 일은 아니고요 ㅎ 가스값도 재료비에 넣어야 온당하고.... 무엇보다 쿠켕님 손 맛 과 수고의 맛이니 마냥 싼 것 만은 아니겠습니다.^^

    스지도 힘줄이고.... 등심에 박힌 떡심이라 부르는 노란 것도 힘줄인데 어떤 차이인지 공부해봐야겠습니다.^^

  • 쿠켕 2015/06/22 12:28 #

    보일러 가스비는 20만원이 넘게 나와도 가스렌지 가스비는 2만원을 넘겨본 적이 없으니 그냥 공짜라 생각하고 쓰고 있었나봅니다.
    그렇죠. 김치담그는데도 돈이 만만치 않게 들고, 요즘같은 여름에는 파값도 비싸고요.
    오랜시간 가스불을 때는 비용도 생각해야할테고 더운 여름날에 솥을 지켜야하는 정성도 생각해보면 그냥 한 그릇 사먹고 마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일 수는 있겠습니다. 그저 남들 다 돈 들여서 하는 취미생활 헐값에 즐기고 있다는 정도로 위안삼아야겠습니다.

    보통 스지는 사태에 붙은 힘줄을 말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제 농협 하나로마트에 갔더니 스지가 있던 자리에는 무릎도가니가 떡 하니 들어와 있더라구요. 담번에 스지와 도가니를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을 때 2만원어치 정도 사다가 끓여먹을까 싶네요.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이 되면 진득한 국물 생각나겠지요? :-)
  • 레이시님 2015/06/17 15:36 # 답글

    정말 대단하세요 ㅎㅎㅎㅎ
    도가니탕을 사먹을줄만 알았죠...오뎅탕에 스지 사다 넣을줄만 알았죠..
    그나저나 이 여름에 푹푹 끓이셨다니 더운날에 고생하셨네요. 비쥬얼과 흐뭇한 맛 둘다 잡으셨으니 고생한 보람이 있으실듯:)
  • 쿠켕 2015/06/22 12:09 #

    스지는 꽤 오래 끓여야 콜라겐이 녹더라구요. 오뎅탕에 잠깐 넣어 끓여도 씹을만한가요?
    무슨 비법이라도 있으면 알려주세요~
  • 애쉬 2015/06/22 18:05 #

    비법 없습니다^^;;; 그저 오래 삶는 수 밖에... 물을 갈아주며 오래 오래 삶아서 건져다 얼려놓고 보관하며 쓰나봅니다.
  • Serendipity 2015/06/17 19:12 # 답글

    깃쫄깃쫄..
    힘줄이라는 게 구매할 수 있는거였군요 ㅠㅠ
    아 너무 맛있겠는데 여기선 어디서 사야하나... 흑흑
    라면 끓일 냄비밖에 없는 해외사는 자취생은 울고 갑니다
  • 쿠켕 2015/06/22 12:10 #

    보통 축산물 도매상 아니면 하나로마트에도 종종 있더라구요. 삼겹살 등심만큼 대중적인 부위라,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찾아보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솥은 조금 큰게 있으면 좋겠네요.
  • anchor 2015/06/22 10:28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께서 소중하게 작성해주신 이 게시글이 6월 22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 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6월 22일 줌에 게재된 회원님의 게시글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쿠켕 2015/06/22 12:10 #

    감사합니다. 덕분에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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