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심이와 감자전 집에서 먹기





주말농장 감자를 수확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진작부터 감자 옹심이를 한번 해먹어야겠다 생각했는데, 덥다고 귀찮다고 미루다가 이제서야 한번 만들어 먹게 되는군요.

여러 번 레시피를 바꾸어 보다가 양파를 20~25% 정도 섞는 선에서 정착했습니다.

옹심이 자체는 멸치 육수에 넣고 끓이는 탄수화물의 형태이기 때문에 감자의 고소한 맛 자체는 크게 부각되지 않습니다. 결국 질감이 조금 더 중요한 맥락이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옹심이 조리의 매커니즘은 감자의 섬유질과 전분을 분해, 재결합하는 과정입니다. 여분의 수분을 제거하고 잘게 조각난 섬유질을 추출한 전분을 통해 적당한 질감으로 뭉치게 하는 것이 핵심이죠.

그런 측면에서 믹서기의 사용 보다는 강판에 가는 편이 적당한 섬유질을 유지할 수 있어 유리합니다. 이 과정에서 양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중에 감자전분이 강하게 호화되어 질겨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는 있습니다.

또한 물기를 빼는 과정만 제거될 뿐, 같은 반죽으로 감자전도 구울 수 있습니다.




강판에 감자와 양파를 갈아줍니다.

비록 더운 날씨지만 적당한 노동은 훌륭한 애피타이저가 될 수도 있죠 :-)




감자전 한판 구울 정도는 덜어두고, 면보에 사서 물기를 제거해 줍니다.




믹서기에 갈면 대부분의 전분이 수분에 섞여 빠져나오게 되지만, 강판에 갈아낸 감자는 이렇게 해서 추출되는 전분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이것 역시 질감에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죠.




물기를 짜낸 옹심이 반죽의 모습입니다. 

소금을 약간 더하고,




짜낸 수분에서 전분을 가라앉혀 더하면 옹심이 반죽은 완성입니다.




멸치육수도 우려내고요,




옹심이가 너무 크면 맛이 없으니 자그마한 새알 크기로 빚습니다. 

동그란 모양 때문인지, 강원도에선 '봉그래기'라 부르기도 한다는군요.




감자전은 훨씬 더 간단합니다. 소금간 하고 청양고추 조금만 썰어 넣어 굽기만 하면 끝입니다.

청양고추도 주말농장에서 수확한 녀석들입니다.




옹심이 만으로는 허전할테니 수제비도 반죽해 넣었어요.

사실 수제비가 더 맛있는듯 ^^;




감자전도 굽기 시작합니다.




제 아무리 요리를 못하는 사람도 쫀득한 감자전 만큼은 쉽게 뒤집을 수 있습니다 :-)

맛있어 보이네요. 




수제비에 묻혀서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옹심이가 떠오르면 거의 다 익은 상태입니다.




단백질은 빠진 모양새지만 ^^;

뭐, 저같은 탄수화물 중독자에겐 훌륭한 한끼 식사입니다.




취향껏 양념간장이나 김가루, 깨소금, 참기름을 더해주어도 되겠죠.

그냥 먹어도 깔끔한 맛이 괜찮습니다. 김가루나 깨소금은 너무 국물을 지저분하게 만들기도 하니....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감자전!

감자 고유의 맛은 유지한 채 질감을 색다르게 변형하고 겉바안쫄 지방의 고소한 맛까지 더했습니다. 청양고추가 색감과 맛의 단조로움을 보완해주는 포인트죠. 넘 촌스럽나요? :-)




덧글

  • 알렉세이 2017/07/31 22:38 # 답글

    세상에 옹심이 비주얼이 ... 보기만 해도 순식간에 입에서 침이 맴돕니다.
  • 쿠켕 2017/08/03 08:50 #

    암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암것도 안하고 싶은 날입니다. ㅎㅎ
    넘 덥네요. 건강 유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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