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월동] 혜빈장 나가서 먹기





인근의 차이나타운에는 몇 번 다녀간 적이 있지만 송월동은 들어본 적도 와본 적도 처음인 곳입니다. 1880년대 화교가 처음 자리를 잡은 곳은 선린동 일대라고 알려져 있구요, 지금도 선린동과 북성동 일대에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불과 차이나타운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곳이지만 동네 분위기가 많이 다르네요.

비록 차이나타운에서는 떨어져 있지만 혜빈장 역시 60년이 넘은 노포로 주인장 연세가 많아보이시더군요. 2대째 하고 계시다는데 앞으로 문을 닫으시게 되는건지....이어 받을 3대가 있으신지는 차마 여쭈어 볼 수는 없었습니다.

부산 동화반점 짜장면을 좋아해서 참 많이도 갔었는데, 이곳 짜장면은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이렇게 끓인 보리차를 내어 주는 곳 요샌 보기 힘들죠. 

집에서 끓여 먹기도 귀찮아서 생수 사다먹는 마당에 주인장 정성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냉장고에서 막 꺼내 먹는 시원함도, 쌀쌀한 계절이면 몸을 녹여줄 따끈함도, 보리차를 대신할 만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20년쯤 전만 해도 동네 중국집 중 십중팔구는 딱 이렇게 세팅되어 나왔었죠.
언젠가부터 김치도 보이기 시작하고 요즘은 짜차이(짜샤이)도 거의 표준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사실 짜장면 먹는데는 단무지와 양파, 그리고 춘장이면 궁극의 트리니티가 아닐까 싶어요.





탕수육은 웍에 소스를 부어 살짝 볶아낸 상태로 나왔습니다.
이렇게 되면 찍먹 부먹의 논쟁 대상에서 어느 쪽에 서게 되는건가요?

바삭함과는 거리가 먼 튀김입니다만, 투박한 소스가 마음에 듭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겠지만, 전 이런 음식을 편드는 쪽이 늘 좋습니다. 애초에 이 탕수육이라면 바삭함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유명한 혜빈장의 간짜장입니다. 반숙 후라이도 이만하면 준수하네요.
보수동 동화반점처럼 기포 잡히게 튀겨낸 후라이라면 금상첨화겠지만....그래도 이게 어딘가요 :-)

많은 분들이 짜장면vs짬뽕 선택을 어려워 한다 하시는데, 왠만하면 고민 1도 없이 짜장면을 고르는 편이라 그 마음이 잘 이해가 되지 않더라구요. 특별히 짬뽕이 맛있는 집이 아닌 이상 무조건 짜장면 고르면 되는거 아닌가요? 짱깨집인데?

사실 전 짱깨가 짜장면과 동의어인줄 알았습니다만, 중화요리집/중국인/짜장면 짬뽕 등의 중화요리를 통칭하는 말이라네요. 주인장이라는 뜻의 짱거이(掌柜)가 변형되었다는 설이 그럴듯 하더군요. 이보시오 주인장 양반!!




하얗고 투명한 양파도 보이고 푸릇한 애호박도 보이는 간짜장 색감이 넘 좋으네요. 깐풍기와 동일하게 마를 건(乾)자를 쓰고 물전분을 더하지 않고 볶아서 바로 내준다는 뜻입니다.




생소한 맛은 아니지만 근래에는 먹어본 적이 없는 맛이네요.

어릴적 먹던 간짜장이 이런 맛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나쁘다 좋다를 떠나 간짜장이라는 이름에 너무도 걸맞는 간짜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천 화상 간짜장 맛 잘 봤습니다.




화상 노포에 온 이상 볶음밥 맛을 보지 않을 수 없겠죠.

비주얼만으로도 느껴지지만 잘 볶았습니다. 밥알 텍스쳐가 끝내주지 않나요? 재료도 실하고 양도 섭섭치 않습니다. 
심지어 계란국도 이집에선 시계가 멈췄습니다. 어딘가 맹탕같은 국물에 부추 올라간 계란국이 정말 반가웠습니다.

지나고 보니 괜히 잡채밥도 한번 시켜봤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제가 꼬꼬마이던 1980년대, 그 어린 마음에도 타고난 식탐은 어쩔수가 없었는지 남들이 900원짜리 짜장면으로 대동단결 할때 꿋꿋이 2,500원짜리 잡채밥을 외쳐서 어른들을 당황시키곤 했습니다. 요즘엔 드물지만 예전엔 잡채밥을 시키면 볶음밥+잡채의 조합으로 내어주는 집이 많았는데, 옆 사람 짜장소스 몇 숟갈 얻어다 먹는다 치면 그렇게 세 가지를 맛을 모두 보고싶어 했다는 얘기가 되겠죠.

아직도 볶음밥에 잡채를 얹어주는 중국집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덧글

  • 알렉세이 2017/10/13 10:34 # 답글

    허어.... 탕수육과 간짜장이 너무너무 맛있게보입니다. 2대째 이어지는 노포라니. :)
  • 쿠켕 2017/10/17 09:38 #

    옛날생각나는 맛이더군요. 세월이 흘러가기 전에 한번쯤은 가볼만 한 집인 것 같습니다.
  • 英君 2017/10/13 13:53 # 답글

    우왕 중국요리! 그러나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중국요리! ㅠㅁㅠ
    단무지, 양파, 춘장이 중국요리 밑반찬의 트리니티라는 것에는 저도 찬성합니다만
    요리의 트리니티는 고민스럽네요..
    짜장면과 볶음밥과 탕수육, 짜장면과 짬뽕과 탕수육을 두고 혼자 고심하고 있습니다.. -_-;
    평소 못 먹는 만큼 눈으로 잘 먹었습니다~(-:
  • 쿠켕 2017/10/17 09:39 #

    탕수육+짜장면+볶음밥에 한표 던져봅니다 ㅎㅎ 개인취향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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